세계적인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Spotify)가 곧 '백수'가 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일자리를 제안하고 나섰다. 퇴임 후 이 곳의 디제이가 돼 달라는 요청이다.
스포티파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좀더 직설적인 어필에 나섰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헤이, 버락 오바마. 당신이 스포티파이의 자리에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 이 글 봤는가"라며 구인글을 링크했다.구인글 오른쪽의 '지금 지원하기'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이력서를 작성할 수 있는 페이지가 뜬다. 여느 입사 지원서와 마찬가지로 자기 소개와 경력사항을 입력해야 한다.
스포티파이는 9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 구인란에 '선곡 대통령'(President of Playlists)을 맡을 사람을 채용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원한다고 분명히 밝힌 것은 아니지만 누구봐도 그를 향한 구애글이다.
이 업체는 "세계적으로 확장 중인 스포티파이가 선곡 대통령을 찾고 있습니다"라며 "당신은 세계 곳곳에 있는 지사에서 음악 큐레이션(콘텐츠 분류 배포), 선곡 팀을 감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유쾌한 해프닝이 일어나게 된 계기는, 지난주 백악관 만찬에 참석한 스웨덴 대사의 부인 Natalia Brzezinski가 인스타그램에 오바마 대통령의 농담을 포스팅했기 때문이다.
“스톡홀름을 방문했을 때 정말 즐거웠고, 다시 가고 싶습니다.
(스웨덴 기업인) 스포티파이에서 일자리 오퍼를 기다리고 있어요.
내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를 모두들 좋아한다는걸 잘 알고 있거든요.”
위에서 언급된 플레이리스트는 2015년 여름에 백악관 오피셜 계정으로 올린 “대통령의 여름 플레이리스트“이다. (한국에서는 스포티파이 컨텐츠 저작권 이슈로 청취가 불가능함)
오바마는 2015년에도 스포티파이를 통해 여름에 즐겨 듣는 음악, 운동할 때 들으면 좋은 음악 등의 선곡 목록을 공개한 바 있다.
스포티파이는
선곡팀에 세계적 수준의 리더십 제공하기
본인 이름이 들어간 보건복지법(오바마케어를 의미)에 관해 다룰 수 있는 선곡표 제안하기
정보를 활용해 선곡표를 분석하고 일일 브리핑 참석하기 등의 업무 내용
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꼬셨다.
자격 요건으로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국가 통치 경력 8년 이상
정부 차원의 플레이리스트 제작 경험
켄드릭 라마를 생일파티에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뮤지션들과 폭넓은 관계 보유
플레이리스트에 대해 언론 이벤트에서 열정적으로 발언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역대급 연설가여야 함
디테일과 통일성에 강하여, 대중의 압박에도 견딜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음
팀 정신이 강하고, 직업윤리가 뛰어나며, 친근하고 따뜻한 성격에 노벨상 보유자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당선돼 2012년 재선에 성공했다. 2009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스포티파이가 요구하는 자격을 모두 갖춘 셈이다.
스포티파이는 "당신이 누구든 어디 출신이든 어떻게 생겼든 어떤 음악을 좋아하든 우리는 상관없다"며 "다양한 경험, 관점, 배경을 갖춘 사람이라면 모두를 위한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실제로 스포티파이의 DJ로 활약하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포티파이의 선곡 대통령 구인글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내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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