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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TECH

아마존 알렉사 ‘음성비서의 구글’ 꿈꾼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알렉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아마존은 이 음성 기반 운영체제를 통해 라이벌 IT 업체들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파이어’라는 스마트폰을 내놨다가 2014년말 1억7천만달러를 손실 처리했다.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아마존의 꿈은 내동댕이쳐지는 듯했다.


하지만 최악의 스마트폰이라는 혹평을 들은 파이어가 실패로 끝난 직후 알렉사 기술을 탑재한 첫 제품인 에코 스피커를 출시했고 이는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출시 2년이 지난 지금은 냉장고를 포함한 수십가지 가전제품과 자동차에 통합되고 있다.


# 아마존, 알렉사에 대규모 투자

아마존은 알렉사에 대규모 자원을 투입했다. 

에버코어에 따르면 아마존은 알렉사 기기의 보급을 위해 생산 비용보다 10∼20% 싼 가격에 하드웨어를 팔고 있다.


아마존은 또 알렉사 음성 서비스를 공짜로 뿌리고 있다

개발자는 스피커와 마이크가 있는 기기라면 어떤 것에든 알렉사를 탑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마존은 이처럼 알렉사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알렉사에서 3억3천만 달러(약 3천400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에버코어는 추산했다. 올해는 이 금액이 거의 2배인 6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은 알렉사 팀에 500명 넘는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전략은 분명하다. 알렉사는 아마존이 새로운 음성 기반 운영체제를 확보할 기회다.


# 아마존의 알렉사,음성의 구글이나 음성의 윈도우 목표

 

RBC의 애널리스트 마크 마하니는 “음성의 구글이나 음성의 윈도가 되려는 셈”이라면서 “아마존은 이 시장에서 한참 앞섰다”고 말했다. 그는 음성 명령이 가장 편한 장소로 집과 자동차를 꼽았다. 알렉사 덕분에 고객이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거나 아마존 뮤직에서 음악을 듣기가 쉬워진다. 아마존과 고객의 관계가 끈끈해지는 것이다.


냉장고에 알렉사를 탑재하는 것은 식료품 사업인 아마존 프레시를 확대하는 것과 잘 들어맞는다. 마하니는 “아마존의 트로이 목마가 냉장고에 들어온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 쇼핑 시즌인 지난해 4분기에 팔린 알렉사 기기가 많게는 1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소매 판매 기회는 큰 그림의 일부일 뿐이다. 아마존이 인기 있는 음성 운영체제를 가지면 제3자(서드파티) 앱과 고객 데이터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아마존은 서드파티 앱에 대한 개방적 자세를 보여줬다. 아마존의 음악 서비스와 직접 경쟁하는 스포티파이와 판도라도 알렉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접근법은 위협이 되지 않을 중립적 파트너를 찾는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


아마존은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서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지극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난주 가전 전시회 CES에 알렉사가 적용된 휴머노이드 로봇 링스를 공개한 UB테크의 존 리는 “알렉사는 2년 전보다 훨씬 활발한 생태계가 됐다”고 말했다.

 

 

# 구글,자연언어 이해 더 진보된 기술 보유

UB테크와 포드 등이 아마존과 손을 잡은 것은 느슨한 형태로 이들 하드웨어 제조사는 라이벌 음성 비서로 자유롭게 떠날 수 있다. 

이미 구글은 자연언어 이해에서 더 진전된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포드의 경우 새 차량에 특정 AI 기술을 기본설정으로 적용하기는 하겠지만, 고객에게 디지털 비서에 대한 선택권을 줄 예정이다. 알렉사로 작동하는 제품을 올해 출시한 스피커 업체 소노스는 구글의 홈 어시스턴트 기능을 놓고 구글과도 협상하고 있다.


# 후발업체는 발등의 불

알렉사의 성공 이후 삼성전자 같은 후발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성은 지난해 인수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비브(Viv)를 바탕으로 자체 가상비서를 개발하고 있다. 1억5천만 달러 규모 투자펀드인 삼성 넥스트벤처를 이끄는 브랜든 김은 “(음성이) 정말로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가는 새 관문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