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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생각들

'국경 장벽' 문제로 美-멕시코 갈등 격화

트럼프 "장벽건설용 20% 수입관세 부과"…니에토 "그 결정 유감·규탄"


무역·치안·이민문제 얽힌 美-멕시코 관계 틀어지면 둘다 적잖은 타격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멕시코가 꼭 필요한 장벽을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을 내지 못하겠다면 향후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이는 멕시코가 장벽건설 비용 부담을 끝내 거부할 경우, 양국 간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먼저 던진 것이다. 


이에 맞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이달 31일로 예정됐던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으로 통보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트위터 글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이날 오전 백악관에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멕시코는 양국에 도움이 되는 협정에 도달하고자 미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음을 재차 밝힌다"며 여지는 남겼다. 


멕시코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비용을 부담하지 못하겠다는 멕시코의 방침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열어봐야 '성과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공화당 연방의원 연찬회에서 연설을 통해 "멕시코 대통령과 나는 다음주 회담을 취소하기로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두 정상은 미국에서 열리는 정상회담 때 무역, 이민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대화를 통해 그간 점점 심화해온 갈등을 해소할 기회를 잃었다. 



미국의 집권 여당인 공화당 지도부는 관리 등 부대비용을 제외한 순수 장벽건설 비용을 약 120억∼150억 달러(약 14조∼17조5천억 원)로 추산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멕시코산에) 관세를 매김으로써 연간 100억달러(약 11조6천7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 같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상·하원 의회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예산을 우선 투입해 장벽을 신속하게 건설한 뒤 멕시코에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한다는 방침을 세운 적이 있다. 그와 함께 미국 내 이민자의 송금에 세금을 붙이거나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의 방안이 검토돼왔다. 



멕시코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경 장벽 건설 및 비용 부담 요구는 자국의 자주권을 훼손하는 문제로 여깁니다. 

그동안 장벽 없이도 잘 지내온 상황에서, 국가 간에 아무런 협의 절차도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그런 요구를 하는데 빈정이 상한 것입니다. 

트럼프의 이런 '일방통행'은 멕시코를 아예 무시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깔린 듯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멕시코인을 강간범 등의 범죄자로 비하하며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국경장벽을 건설하고 그 비용도 내라고 하니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더욱이 국경 장벽이 필요하다면, 필요를 느끼는 미국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마땅한데도 멕시코가 전적으로 부담하라는 요구를 수용할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의 국익을 위한 사업 비용을 이웃 나라에 전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 비용으로 언급되는 120억∼150억 달러(약 14조∼17조5천억 원)는 현재 멕시코 경제사정을 고려할 때, 부담 불가라는 입장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건설 비용 확보 목적으로 멕시코산 제품에 20%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멕시코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의존도가 큰 멕시코로선 양국 간 '강 대 강' 대결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무엇보다 미국으로 넘어간 이민자들의 송금에 크게 의존하는 멕시코로선 양국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송금 차질이 가장 걱정거리입니다. 

멕시코 중앙은행에 따르면 2016년 11월 기준으로 미국 내 멕시코 이민자들의 본국 송금액은 23억6천200만 달러(약 2조7천565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24.67% 증가했습니다.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을 포함한 전체 해외 체류자들의 본국 송금액은 246억 달러(약 28조7천82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2015년 멕시코의 석유 수출 금액 232억 달러보다 많습니다. 해외 송금의 대부분은 미국에 사는 이민자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등장 이후 각 분야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환율이 급반등하는 상황이 생기자 송금을 서두르고 있습니다.멕시코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과 불법 이민자 추방, 해외송금에 세금 부과 조치를 강행하면 미국에서 멕시코로 유입되는 송금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