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올해 마지막 주말 촛불집회가 31일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이 본격 불거진 이후 10주째다.
추운 날씨에다 한 해를 마감하는 날임에도 전국 각지 광장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2016년 한국사회 최대 사건인 촛불집회의 궤적을 돌아봤다. 새해에도 촛불 동력을 계속 이어가자는 의지도 다졌다.
친박(친박근혜) 보수단체들도 태극기를 앞세운 맞불집회를 이어갔다. 언론과 종북세력 선동으로 박 대통령이 억울하게 탄핵당한 만큼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반드시 기각할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 "박근혜 보내고 새해 맞자"…세밑에도 광장 메운 촛불
1천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송박영신(送朴迎新, 박근혜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다) 10차 범국민행동' 행사를 개최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지난 10월29일 3만 명으로 시작된 촛불이 오늘 10차 주말 촛불집회에서 110만4000명으로 확대되며 누적 연인원 1000만 명이 됐다”면서 “단일의제로 1000만 집결한 집회는 역사상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 탄핵 이후 박근혜 정부 적폐와 부역자 청산 요구로 확대됐고 헬조선의 현실을 직접 부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열망으로 촛불은 진화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을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겠다는 마음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 누적 참가자 1천만명
기온이 영상권에 턱걸이한 추운 날씨에도 주최 측 추산 오후 10시30분 기준 연인원(누적인원) 100만명이 광화문 광장 등 세종로 일대를 메웠다. 경찰은 오후 9시45분께 일시점 최다 운집인원을 약 6만5천명으로 추산했다.
퇴진행동은 1차 주말 집회가 열린 10월29일부터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누적 참가자가 1천만명을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퇴진행동은 "단일 의제로 1천만명이 집결한 역사상 첫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 청와대 국무총리 관저 헌법재판소 100m까지 행진
이후 참가자들은 청와대와 국무총리공관, 헌법재판소 앞 100m까지 행진했다. 박 대통령 체포와 공범자 처벌, 적폐 청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퇴, 헌재의 신속한 탄핵심판 인용을 촉구하는 함성과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 제야의 타종 합류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보신각으로 집결해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 합류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대거 보신각 로터리로 몰려 구호를 외치자 마치 광화문 광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통인동 커피공방 앞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이 시민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카레 덮밥 4천160그릇을 나누는 행사도 마련됐다.
■ 서울 외 지역
서울 외 지역에서도 '송박영신' 구호와 함께 올 한해를 마감하는 촛불집회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부산 촛불집회는 최근 논란이 된 동구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과 함께 열렸다. 관할 자치단체인 부산 동구는 행정대집행으로 소녀상을 강제 철거했다가 비난 여론이 일파만파 커지자 소녀상 설치를 사실상 허가했다.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구속 수사, 헌재의 신속한 탄핵심판 인용, 황교안 권한대행 퇴진, 한일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 폐기 등을 요구했다.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는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김준태 시인이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참상을 다룬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를 낭독했다.
전북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도 헌재에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엽서 쓰기, 공연, 시민 자유발언 등을 함께하며 올해 마지막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 록·뮤지컬 콘서트 방불…신대철·전인권 등 출연
광화문 본 집회에 이어 열린 '송박영신 콘서트'는 시민들의 열광적 반응을 끌어내며 이날의 백미로 기록됐다
록밴드 시나위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전인권과 함께 무대에 올라 자신의 아버지 신중현의 대표곡 '아름다운 강산'과 '미인'을 선보였다.
'아름다운 강산'은 애초 보수단체 맞불집회에 등장했다. 이에 신씨는 곡이 쓰인 맥락이 보수단체 집회와 맞지 않는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뒤 자신을 촛불집회에 출연시켜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국악과 록을 접목한 편곡에 신대철의 현란한 기타 연주와 전인권의 거친 보컬이 어우러지자 광장에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열광했다. 마치 록 콘서트의 '스탠딩' 공연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였다.
박건형 등 뮤지컬 배우들로 구성된 '시민들과 함께하는 뮤지컬팀'은 세월호 추모곡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수록곡 '임파서블 드림' 등 집회에 어울리는 곡을 선보여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꽃다지의 민중가요 '바위처럼'을 '촛불처럼'으로 바꿔 부른 펑크록 밴드 타카피를 비롯해 싱어송라이터 솔가와 이란, 어쿠스틱 밴드 신나는 섬도 각자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한 해 마지막 밤을 시민들과 함께했다.
■ "촛불 보내고 태극기 맞는다" 보수단체도 제야 맞불집회
친박 보수단체는 촛불집회의 '송박영신'에 대응하는 '송화영태'(送火迎太, 촛불을 보내고 태극기를 맞이하다)를 내세워 맞불집회를 이어갔다.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는 이날 오후 중구 대한문 앞에서 '7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도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탄핵반대 국민 대회'를 개최했다.
태극기와 '탄핵 무효' 피켓을 든 참가자들은 언론과 종북좌파 세력의 선동으로 지금의 탄핵 사태가 빚어졌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애초에 탄핵소추 근거가 희박해 헌재가 탄핵심판을 기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프라자호텔→소공로→한국은행→남대문 로터리를 지나 중앙일보사 앞까지 행진하고서 '최순실 게이트'를 연 태블릿 PC 출처를 명확히 하라며 중앙일보 종합편성채널 JTBC를 상대로 한동안 시위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72만5천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오후 6시 기준으로 일시점 최다 운집인원을 약 2만5천명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경비경력 230개 부대(약 1만8천400명)를 투입해 촛불집회와 맞불집회 참가자들을 격리하는 등 안전관리에 나섰다.
■ 이 기나긴 집회가 빨리 끝났으면..
어느덧 퇴진 집회가 시작 된지 10주가 지났습니다.
날씨도 추워지고 해가 바뀌기도 했습니다.
하루 빨리 박근혜 퇴진에 대한 헌번 재판소의판단이 나왔으면 합니다.
너무나 큰 에너지가 어이없이 소진 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언제까지 청산도 못하는 역사를 이어가야 합니까?
이번에는 반드시 청산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역자들도 처벌을 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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